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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잘 쓰는 법

보고서 잘 쓰는 법 (4) - PT에서 PPT의 적정 역할 ("왼손은 거들 뿐")

by 담담하게, 당당하게 2024. 3. 10.

왼손은 거들뿐!!

만화 슬램덩크 보셨나요?, 명대상 중 하나로, 주인공 강백호가 슛 연습을 할때, "왼손은 거들 뿐"이라고 계속 주문처럼 중얼거린적이 있었죠. 만화를 보면 농구의 슛은 투핸드 슛이 아니라, 원핸드 슛이다, 고로 슛을 넣을때 왼손의 역할은 방향잡고 흔들리지 않게 보정할 뿐, 실제 슛은 오른손으로 쓴다, 그 법칙을 잊지말자, 뭐 이런 뜻이었죠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PPT는 보고의 보조 수단일 뿐이다"입니다

Key message: PPT는 PT의 보조 수단일 뿐이다, PPT의 역할에 충실만 하면 된다("왼손은 거들 뿐")
(1) 보고의 정의: 서면 자료 + 구두 설명 두가지로 구성 → PPT는 보조적 수단일 뿐
(2) PPT(Powerpoint)와 PT(Presentation)의 역할: PPT의 역할은 (a) 한눈에, (b) 간단하게, (c) 기억에 남게...

 

 

보고의 정의: 보고서를 잘 쓰는 것이 목적인가?, 보고를 잘하는 것이 목적인가?

저는 PPT(보고서)가 PT(보고)라는 더 큰 목적과 행위 안에서 왼손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보고서를 정말 많이 쓰는 전략컨설팅에서도, 보고를 서면 자료(Document delivery) + 구두 설명(Verbal communication) 두가지 개념의 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보통 보고서 첫 표지에 들어가는 저작권을 명시하는 각주이지만, 맨 밑줄을 보시면 이런 문장이 써있습니다

전략컨설팅 보고서 맨 밑에 있는 주석

 

This document provides an outline of a presentation and is incomplete without the accompanying oral commentary and discussion (" 이 문서는 프레젠테이션의 개요를 제공할 뿐, 구두 설명 및 토론이 포함되지 않은 불완전한 문서입니다")


요컨데, PT(보고)의 정의 자체가 보고서가 아닌, 서면 자료 + 구두 설명/논의라는 뜻이고, 이 얘기는 보고서가 보고 자체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경험상, PPT는 부속품, 보조 수단, 왼손일 뿐입니다)

 

 

 

PPT와 PT의 역할 정립: 보고에서 PPT의 3대 역할

그렇다면, PPT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지만, 제 생각에는 PPT의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는 3가지 역할에 주목하면 좋겠습니다

  • (1) 한눈에 보이게: 특히 거시적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이미지/기호/구조를 활용해서 보여주기 좋음
  • (2) 간결하고 간단하게: 인과관계가 복잡하거나, 서로 얽혀있는 것을 간결하게 보여주기 좋음
  • (3) 기억에 남게: 기억에 남도록 기호, 이미지 등을 활용하면 기억에 잘 남음

 

(1) 한눈에 보이게

PPT의 첫번째 역할은 복잡하고, 거시적인 내용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 입니다

 

보고서를 쓰라는 명령을 하달 받은 이유는, 보고 대상자(팀장님이든, 본부장님이든, 대표님이든...)가 혼자 생각해봤으나 답이 없거나, 복잡해서, 고민이 좀 필요해서일껍니다 (답이 금방 나왔으면 굳이 일로 시키지도 않았겠죠...)

 

특히, 오늘날 기업에서 일을하다보면, 잘 모르는 새로운 시장, 제품,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때도 있고, 보고 대상자는 또 시장, 경쟁, 자사 상황, 해외 선도사례, 우리회사 내부 운영 상의 이슈 등,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폭 넓은 시야로 바라봐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서가 필요하고(일목요연하게, 한눈에 잘 보이도록), 특히 한글, Word 등 여러 포맷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PPT를 주로 쓰게 됩니다 (기호, 그림을 첨부하고 윗 사람들에게 슬라이드쇼로 보여주기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이런 태생적인 목적을 생각해보면, 보고서의 활용 목적은 자명합니다. 넓게 봐야 하는 거 한눈에, 편하게 보여지게 하세요

 

저 같은 경우, 특히 시장 구조를 이해하거나, 전체를 조망하는 거시 환경 분석 등에 PPT를 십분 활용 합니다.

 

PT에서는 전체 시장 구조를 보았지만 꼭하고 싶은 얘기를 Point로 찍어서 1가지만 얘기하고(귀로 들리는 내용), PPT에서는 전체 업권을 보여주는 방식이죠(눈으로 보이는 내용)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별도로 색깔, 기호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만약 Key message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전 밸류체인에서 급진적 변화를 겪고 있다"라고 표현한다면 아래 그림처럼 그리면 되고, 만약, 이 중에서 "광고/콘텐츠 영역의 트렌드가 제일 중요하고 대응하기 어렵다"라고 찍는다면, 해당 위치의 그림만 빨간색 또는 더 잘 드러나게 수정하는 것이지요

"한눈에 보이게" 예시

 

 

 

(2) 간결하고, 간단하게

두번째 PPT의 역할은 간결하고, 간단하게 인과관계 또는 내용을 이미지 형태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보고의 내용 중에,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진짜 중요한 것을 잘 추리고 무엇이 핵심인지 분석/고민해야 하고, 이를 잘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그런 관점에서 PPT 보고서는 제격입니다. Root cause(근인 분석)이 제일 적합한 사례가 되겠습니다

 

아래 그림의 경우, 파편적으로 표면으로 부상한 사업의 문제(회색 동그라미)가 있고, 이를 야기하는 핵심 문제/근인이 있습니다(찐한 남색 동그라미), 그리고 이 모든 문제들이 야기하는 결과지표로써의 문제가 있죠(찐한 검은색 동그라미)

 

PT 시에는 "수주경쟁력, 실행률에 영향을 미치는 약 30여가지 문제점들이 파악되었으나, 핵심 근인은 5개 였습니다" 정도로 설명하겠네요 ^ ^;;

 

이럴 경우, 글로만 나열하는 것 보다는 보시는 분 입장에서 인과관계를 이해하기에는 쉬우실껍니다
(물론 아래 예시는 아니지만..., 아래 같은 그림 보고하면 자살행위입니다...)

"간결하고, 간단하게" 예시

 

 

 

(3) 기억에 남게

마지막 PPT의 세번째 역할은 기억에 남도록 이미지로 각인을 시키는 것입니다

 

다들 이런 경험 있으실껍니다

팀장: 본부장님, 혹시 지난번에 보고드렸던 시장 보고서 보셨을지요?
본부장: 그게 뭔가?, 언제 보고했지?
팀장: 지난 주 수요일입니다
본부장: 아, 그 삼각형?, 어, 고민했고, 그거 CRO측에서 의견 주고 싶다고 해서, 검토 완료되면 다시 논의하자구

 

요는, 보고 대상(팀장님, 본부장님, 임원분, 대표님 등)들은 너무 많은 보고를 받다 보니, 기억에 남지 않으세요, 또 회사일 특성상 본부장님은 또 대표님께 보고하셔야 하는데, 보고내용이 기억에 안남아 상위 보고도 어렵구요 (본부장님께서 자신감을 가지고 보고하셔야 하는데...)

 

이런 어려움 속에서 보고가 수월해지려면, PPT를 잘 활용하는 것도 팁입니다

 

아래 그림 예시의 경우, 선도사 벤치마킹 보고서였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내용을 저 삼각형 프레임에 맞춰서 설명해서, 보고대상분께서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선도사 1은 A- > B- > C로 성장해나갔고, 선도사 2는 B -> A -> C로 성장해나갔다" 이런 식으로요, 그러다 보니 보고대상분께서 쉽게 이해하시고, "아 그 삼각형!!"이라고 인지하시는 거죠

"기억에 남게" 예시

 

 

 

결론: PPT는 PT의 보조적 수단, PPT 특성에 맞게, 역할에 충실하자

마지막 결론은, "PPT(보고서)는 보조적 수단일뿐, 그 본질에 맞도록 활용만 하자"입니다

 

보통 보고서가 익숙치 않으신 분들은 머리 쥐어짜면서, 그림 어떻게 그려야 할지, 내용은 뭘로 채울지 등, 보고서 작성에 초점을 맞추고 계신 것 같아요

 

더 중요한건 구두 설명입니다. 아래는 생각나는 팁입니다

  • 보고서 작성 전, 제일 중요한건 PT(구두설명)이고, 솔직히 PPT 장표 수를 적게 가져가고 말을 많이 하는게 더 실무자 입장에서, 야근과 정신건강 측면에서 이롭습니다
  • 만약 구두 설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시라면, 하고 싶은 말을 큼직하게 Headline에 넣으세요. 그것만 문장으로 잘써도 50점 이상은 먹고 갑니다
  • PPT를 그리는 것이 어렵다면 그건 머릿속에 메시지가 서지 않았거나, 그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한 논리적 구조가 서지 않거나, 그도 아니라면 그냥 PPT 이미지가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따라서 메시지 -> PT할 내용 준비가 우선이고, 그 후에 PPT로 옮겨적는 것이니,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쓰고 싶은 팁과 내용은 정말 많이 떠오르는데, 이만 쓰겠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