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우울증 극복기를 돌아보면 수많은 고난도 있었지만, 빠르게 회복하고 다시 사회 전선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준 분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손에 꼽으라면, 우울증에 걸린 후, 퇴사가 아니라, 복직하도록 설득하셨던, 저를 상처에서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고 극복하게끔 붙잡아주신 전 직장상사님(파트너)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주제는, 이와 관련되어 "우울증 이후 복직한다면, 다니던 회사를 계속 다녀야할까요?"라는 질문에 대해 제 생각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현 직장에서 이미 환자로, 자기 관리 못하는 놈으로 찍혔는데, 계속 다녀야 할까?"
우울증에 걸리신 분들, 또는 이제 치료를 시작하신 분들 입장에서는 한번쯤은 고민해볼만한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환자 본인 입장에서는, 우울감이 경증, 중증으로 발전하는 그 과정에서, 충분히 주변 직장 동료의 비난, 무시를 받아가면서, 이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충분히 벌어졌을 것이고,
아무리 직장 상사가 입이 무겁다 하더라도 소문이 나기 마련이죠. 우울증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주변 동료 팀원들도 이상함을 눈치 챘을 것이고, 휴직 또는 병가, 잦은 병원 방문으로 인한 반차 등을 쓰다 보면 의심하기 시작하고 수근대기 시작합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남 얘기를 안주거리 삼아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가 어디든 있기 마련이니까요)
이에 대한 제 생각은(정말 조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상황이 허락한다면 회복 상태를 지켜보면서, 당장의 이직은 천천히 고민하셔라"는 의견입니다. 이는 커리어의 지속적인 개발과 경력 단절을 우려해서가 아닌, 우울증 환자의 재활과 자기극복 경험을 위해서 입니다
"그래서 너는 병가 후 복직했니? 왜?, 어떻게?, 두렵진 않았어?"
먼저 저는 이미 회사에서 우울증에 걸려 정신력이 약하고, 이와 더불어 일못한다는 낙인이 찍힌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경력직이었기 때문에, 제가 관할하던 2~3명의 친구도 제 뒤에서 수근거리는 것도 느꼈었고, 심지어 우울증이 정말 심각할때, 회복을 위해 프로젝트에서 하차한다고 하더니, "너 그거 뺑끼까려고 뻥까는거지?"라고 하셨던 분들도 있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참았나 싶네요 ^ ^;;)
그럼에도 불구하고 2개월 병가, 이후 4개월은 보다 워라벨 좋은 업무, 스트레스 적은 업무에 배치되었고, 총 6개월 후에는 원래 업무로 정상 복귀 했습니다. 그렇게 쉬고 했더니 일 더 잘한다라는 평가도 받았구요 (물론 제 입장에서 물리적인 업무능력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더라도, 마음은 항상 쫄리고 우울했었습니다 ㅜㅜ,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했구요)
이렇게 복직하게 된, 저를 붙잡아준 분은 서두에 말씀드린 전 직장 상사(파트너)이셨습니다
당시 저는 그 분께 처음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고, 나쁜 생각도 했고, 실행도 했고, 그래서 못다니겠다"라고 말씀드리는 자리였었는데, 그 분은 오히려 저를 잡아주셨습니다 (실제로 나쁜 생각을 실행한 다다음날 그분께 면담을 요청하는 자리였습니다)
내가 진짜 후회하는게 있는데, 어렸을 때 제대로 한번 어깨가 부러진 적이 있었는데, 제대로 치료 받지 않고, 얼추 나으니까 그냥 퇴원했었거든
만약 그때 제대로 의사선생님 말씀 듣고 얌전하게 치료에 전념했다면, 그래서 재활까지 완벽하게 끝냈다면, 지금처럼 나이들어서 어깨아프고, 골프도 못치고 이렇지는 않았을 것 같거든
무슨 얘기냐면, 치료하는 것도 중요한데, 재활이 더 중요한 것 같아,
인생 길잖아?, 나는 그게 너에게도 중요할 것 같아,
비록 XXX(상무)로부터 호되게 당해서 그 사람 얼굴 쳐다보기도 싫은거 아는데,
Success case를 만드는게, 너에게도, 너의 인생에도,
앞으로 같은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관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저는 일단 그 분 말씀대로 일단 병가부터 간 후, 차근차근 재활하면서, 계속 다닐지, 이직할지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처음 병가 간 2달 중 1달만에 정상으로 돌아온 느낌이었고, 재활 업무(워라벨 좋은) 4개월 동안은 자신감이 반등하는 시기였고, 그 이후 정상 복직했을때는, 이미 그 전보다도 더 단단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어떻게 남을 생각을 했냐구요?, 이기적으로 나 재활하는데 집중하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이대로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퇴사해버리면, 안좋은 소문이 돌 것 같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만, 그런데 제일 중요한건, 막상 1달 2달 쉬다 보니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다는 겁니다. 병가 1달차에는 생각도 못했던 복직이, 막상 복직 전 2개월쯤에는, "해볼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된다는 겁니다
결국, 복직한 첫 프로젝트에서 저에게 인격모독했던(우울증의 근인) 그 직속 상사(상무)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신기한건, 예전 같았으면 꼬리 말은 똥개마냥 쫄고, 마냥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했었을텐데, 복직 후에는 제가 그 직속 상사에게 쌍욕하면서, 일 못한다고 반격하고 있더군요 ^ ^;; (지금도 그 자리에 있었던 동료들은 "너 그때 핵 사이다였어"라고 말씀들을 하십니다)
"증상이 심하다면 당장 쉬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재활 기회까지 당장 걷어차지는 마세요"
다시 오늘 주제로 돌아가서 말씀드려보면, 환자분들이 우울증에 걸린 장소가 직장이라면, 그 직장은 피해장소일 수도 있지만, 재활장소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트라우마가 있는 장소로 생각되어 복직을 꺼려하시죠
제가 글에서 누누히 드리는 이야기는, "증상이 심각하다면 초기에는 병원 빨리 가서 급한불 끄는 것이 맞지만, 그 이후는 약물치료 뿐만 아니라 자기극복도 병행해야 한다"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제 전 직장 상사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치료 보다는 재활이 중요하고, 인생의 Success case, 극복경험이 있어야 더 단단해지고 유연해진다"가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걸 직접 실행해본 제 경험상, "당장 우울증에서 회복에 들어갔을때에는 복직이라는 것이 두려워 보이지만, 정말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복직(재활 기회)은 당장 걷어찰 생각일랑 말고, 천천히 생각해보셔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치료는 빠르게, 이직은 천천히 고민하세요"
오늘도 누군가에게 힘이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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