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사의 맥주 양산 사업 타당성 검토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덕분에, 국내외 맥주 선도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죠
맥주에는 유통기한보다 짧은 상미기한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유통기한이 상품의 최소한의 quality를 유지할 수 있는 기한이라면, 상미기한은, 신선한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기한입니다 (더 짧음)
2000년대 초반에 맥주 산업은 신제품 개발 & 대리점 밀어내기식 영업 중심이었고(오비라거, 맥스 등 새로운 형태의 깊은 맛 맥주 개발 경쟁)
경쟁사에 밀리던 모 회사의 임원분은(특히 바닥영업을 강조하시던) 대리점을 넘어 식당/주점까지 직접 영업하다 보니, 중요한건 제품이 아니라 신선도/탄산감이라는 것을 발견하셨다고 합니다
("솔직히 어떤 맥주 취급하든 식당 손님들은 관심 없어요, 익숙한거 찾으시고, 먹은 다음에 캬~ 할 수 있는 신선함, 탄산감이 중요해요")
결국, 그 분 주도로 전국적인 공급망 혁신, 공장 출고 후 몇일만에 End-user가 소비하게 한다라는 원칙까지 마련되는 정말 큰 혁신이 이뤄졌다고 하네요
하고 싶은 얘기는 요겁니다
(1) 우리는 가끔(자주) inside-out, 공급자 관점의 편견에 사로잡힐 때가 있고
(2) 우리의 업무 관성 때문에 답이 현장에 있다는 것을 간과합니다
(3) 그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현장을 뛰어 다니는 사람은 말단 직원 뿐이고
(4) 그러다 보면, 근본적인 혁신에 대한 고민은 엄두도 못내며
(5) 결국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방향이 잡히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답은 현장에 있는데 말이죠...)
대표/경영진이 영업을 해야 한다라는 말이 많은데, 적어도 시장에 대한 감 + 자사 경쟁력 객관화를 통한 본인만의 전사 방향에 대한 관점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말단 직원은 "답이 현장에 있어요"라고 지치지 않고 외치고,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일을 추진할 수도 있어야 하구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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