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경험담을 공유하다보니 쓸말이 아주 많네요
오늘 주제는 "재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재발은왜 하는가?, 어떻게 방지하는가?)
재발은 왜 했는가?
처음 확진 후 1년 6개월 정도 꾸준히 병원 가다가, 너무 정상이다 싶어서 끊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6개월 정도 병원 없이, 지장 없이 생활하다가 2년쯤 됬을때 재발했습니다
재발 했을때는 처음 확진됬을때보다는 덜 하지만, 모든게 하기 싫었고, 이번에는 퇴사를해야겠다 등 마음을 먹었었습니다만..., 다행이 병원 가서 처방 다시 받아서, 2일만에(?) 바로 회복했었네요
제가 지금 돌아보면 요인은, 제 재발의 원인은 크게 4가지 입니다
- 상태가 너무 호전이 되다보니, 환자(제가)가 약을 끊었고, 끊은지 6개월 이상 됬었다
- 약을 끊었는데 마침 코로나 터져서 우울하게 집에서만 일했다
- 마침 업무 스트레스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직장 복귀 후, 인정 받으니 다시 일을 많이 받게 되었다...)
- 우울증 당시 저를 케어해주시던 어머니께서 다시 일을 하시기 시작하셔서, 재발했는데도 본인도(환자도), 가족도 바빠서 병원가라는 생각조차 못했다
요는, 약을 끊었다는것, 그리고 상태가 조금 안좋아지면 본인이 낌새를 알아차릴 수도 있고, 주변에서 가족이 "너 약줄여서 그런거 아니야?"라고 말 한마디만 해주면 알아차릴 수 있는데, 그걸 놓쳤던 것 같습니다
당시 여자친구(와이프)가 병원 가야되는거 아니냐고 해서 갔는데 재발한게 맞다더군요 ㅡㅡ;;
그래서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가?
지금 돌아보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구조적으로 재발 방지/모니터링 가능한 시스템)
- 병원은 의사의 확진이 있기 전에는 끊지 말자
- 집에만 있거나, 무엇인가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사람은 정말 쉽게 우울해진다. 항상 밖으로 나가고, 무언가에 몰두하자
(원래 성격도 있지만, 덕분에 일을 하든, 부업을 하든, 투자를하든 공부를 하든 뭔가 계속 발을 굴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ㅡㅡ;;) - 업무 스트레스는 항상, 예기치 않고 급증할 수도 있다. 급증할 경우, 그리고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신속하게 병원 상담을 잡고 추가 처방을 받거나 진단을 받자
- 가족/가까운분에게 내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나도 내가 재발했는지 잘 모른다...)
쓰다보니 제일 중요한 것은 "겸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재발 했던 것도 "이 정도면 완치 됬지 뭐"하는 자만함에서 비롯된 것 같고, 재발 방지/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이제는 우울증이라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처럼 컨트롤이 안된다는 "겸손"에서 비롯된 것이구요
그렇게 내려놓다 보니, "나 우울증 걸렸어요"라고 말하는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되었고(왜냐하면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가족에게라도 공유하지 않으면 내 자신이 피폐해질 것을 알기 때문에), 그래서 더 건강하고 바람직하게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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